약 8-9년 전인가 한 남성이 환자로 제가 진료하던 한의원에 내원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주소증은 옆구리 통증이었는데, 허리 장골 위쪽 옆구리 부분이 늘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은 몇 년 동안 각종의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적 검사를 모두 시행했고 그 결과 전혀 아무런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병력을 청취해본 결과 과거 몇 년 전 화재 진압을 하시다가 급히 번지는 불길에 약 2층 높이에서 점프해 뛰어 내리신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때 다행히 척추의 X-ray 검사에서 척추 압박골절 등의 이상은 없었으나 몇 주간 등허리의 통증을 경험하신 적만 있었습니다.
저의 이학적 진찰 결과에서도 특별히 근육 상의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은 누워서 잘 때, 몸을 뒤틀 때 옆구리, 즉 몸통의 측면 부위로 꽤 불편한 통증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옆구리 통증을 야기할 수 있는 질환들은?
– 감별진단
내과적인 문제로 옆구리에 통증을 야기할 만한 질환은 비장(지라), 담낭(쓸개), 간, 신장(콩팥)과 요관의 염증이나 결석, 종양 등이 있습니다. 이들 질환들에 의해 생기는 통증은 내장연관통(Visceral Referred Pain)이라고 하는데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각각의 내장의 문제로 인해 연관통이 나타나는 부위를 확인할 수 있겠고, 이는 초음파, 내시경 그리고 X-ray나 CT 등의 검사법으로 그 이상을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무어 임상해부학 5판. 내장연관통증(Visceral Referred Pain), p259 캡처함. 내용은 p258-259 참조할 것.)
(위의 책 p547 캡처함. 실내 조명에 폰의 그림자가 투사되었네요. 자세한 내용은 무어 임상해부학을 참조하세)
반면, 근골격계 질환으로는 ① 광배근(Latissimus dorsi muscle, 넓은등근)의 단축, 주로 골프나 테니스에서 몸통의 회전을 무리하게 하면서 근육의 뭉침이 생기는 경우, ② 외복사근(External oblique muscle, 바깥빗근)의 문제, ③ 위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요방형근(Quadratus lumborum muscle, 허리네모근)의 이상이 생겨도 옆구리 쪽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들 근육성 문제들 또한 물리치료나 침, 부항 치료로 꽤 만족스럽게 치료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상도 없고 근육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옆구리 통증?!
– 즉 내과 문제도 아니고 근육의 문제도 아닌 옆구리 통증
문제는 위의 원인 치료를 했는데도 여전히 옆구리가 아프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이러한 경우 저는 일단 척추의 분절 장애를 의심합니다. 분절 장애란 분절성 척추 증후군(Segmental Vertebral Syndrome, SVS)이라고도 하고 그 원인으로는 PMID(Painful Minor Intervertebral dysfunction)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 PMID란 프랑스의 의사인 Robert Maigne가 정리한 용어로 외상이나 격한 운동, 자세 등 정적인 원인 등으로 인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척추 분절에 통증성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척추 신경, 특히 신경 후지(dorsal vertebral nerve)의 지배 영역에서 통증이 생기는 일종의 연관통인데, 쉽게 말하자면 아픈 옆구리 부분에 분포된 신경의 척추 분절에 어떤 고장이 생겨 관련 통증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난치성 옆구리의 통증은 광범위한 흉추의 어떤 분절에서 충격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한 뒤틀림이 발생했는데, 그 원인은 척추 어딘가에 있지만 통증은 놀랍게도 옆구리 쪽에 생기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를 해야 할까?
– 통증의 원인 부위와 통증의 발현 부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내과적인 여러 수없이 많은 검사에도 이상이 포착되지 않고 아픈 부위의 근육성 치료를 진행해도 그 통증은 잘 낫지 않는 것이지요. 즉 아픈 부위에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그 분절성 통증의 원인 부위를 찾아내어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또 다시 말해 아픈 옆구리를 지배하는 척추 분절의 직접적인 치료, 그것이 물리적이던 화학적이든 치료를 할 때 통증이 경감된다는 것입니다.
(1) 아피톡신 봉독요법
제가 제시하는 가장 바람직한 치료는 아피톡신 봉독 요법입니다. 봉독(Apitoxin)은 신경계를 경유해서 해당 부위(그것이 관절이든 근육이든 신경이든 척추든 간에)의 면역계에 직접 자극을 주어 항염증 효과와 면역 효과가 있는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한 치료법입니다. 비록 가렵고 붓고 열감 등의 국소적인 반응이 때로 환자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이러한 국소반응은 인체의 면역계를 활성화할 때 나타나는 면역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서 안전하지는 않을 수 있어서 반드시 첫 번째로 알레르기 스킨 테스트(Allergic Skin Test)를 거친 다음 시술 여부 또는 용량을 결정해야 하며, 이론적 학습과 경험이 없는 무면허자에게 시술받아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피톡신 면역봉독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트 링크 카드를 클릭해주세요.
https://drhwang-kmed.co.kr/%ea%b3%a0%eb%86%8d%eb%8f%84-%ec%a0%95%ec%a0%9c-%eb%a9%b4%ec%97%ad%eb%b4%89%eb%8f%85%ec%95%84%ed%94%bc%ed%86%a1%ec%8b%a0-%eb%b4%89%eb%8f%85%ec%9a%94%eb%b2%95%ec%9d%b4%eb%9e%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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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척추 추나요법
다음으로는 척추의 교정, 추나요법이 효과가 좋습니다. 추나는 전통적인 동양의학에서 정골 또는 근육 이완의 방법으로 의료인의 손으로 척추 관절 근육 등의 구조적 이상을 바로잡는 요법입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카이로프랙틱이라고 부르며 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카이로프랙터가 있습니다만, 한의계에서는 한의사에 의해 실시하는 방법입니다.
(3) 침, 뜸, 부항치료
그 외에는 침과 부항 등의 치료를 같이 병행하는데, 이 분절성 척추 증후군에서 기인한 옆구리통증에서 침과 뜸, 부항은 보조적이지만 나름 대증적인 치료방법으로 체감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결론?
– 바른 자세 교정 vs 염증 치료
옆구리 통증의 기존 내, 외과적 검사와 치료에서 별다른 이상도 없었는데, 염증 치료와 척추 교정 치료를 제시하는 것은 다소 황당하게 받아들여질 지 모릅니다. 하지만, 옆구리 또는 허리 측면부위에는 앞에서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잘 생기는 근골겨계적 구조물이 없는 편이고, 더구나 내과적인 각종의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원인을 추구하는 시각을 좀 더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통증은 그것이 침해수용성이든 신경병증성이든 기본적으로 신경계를 경유하여 뇌에서 해석되는 주관적인 불유쾌한 감각일 뿐입니다.
따라서 신경이 기원, 분포 또는 경유하는 조직이나 장기 모두 옆구리 통증과 같은 분절성 척추 증후군(SVS)의 ‘범인’이 될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옆구리에 분포하는 신경의 말초적 아울렛(outlet)인 흉추나 상부 요추의 이상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제가 부산과 양산에서 한의원 진료를 할 때 오신 수많은 옆구리 통증 또는 사타구니(서혜부) 통증, 장골 위쪽 허리 통증 등은 거의 이러한 SVS에서 기인한다고 거의 확신합니다.
이 분들은 콩팥 결석을 확인을 위해 늑골척추각(Costovertebral Angle, CVA) 압통이나 타진통도 없었고, 대상포진과 같은 피부 질환도 없었으며, 초음파 검진상 간이나 쓸개, 비장의 이상 또는 파열 소견도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핵심은 척추의 자세와 척추 분절의 안정성(Stability)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