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워하는 노인

대상포진후신경통(Post-herpetic nerualgia)의 통증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일전에 몇 년 된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분이 오셨습니다. 이 분은 목 뒤에서 부터 귀 뒤, 머리의 옆쪽과 이마까지 대상포진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대상포진은 없어졌고 그 흔적만 조금 남아 있었지요.

하지만 저희 한의원에서 내원하신 이 환자의 주 증상은 물론 ‘통증’이었습니다. 밤마다 아파서 잠을 깨고 낮에도 따끔거리는 통증이 무척 괴로우셨다 합니다. 진료를 하고 있는 도중에도 이마(눈썹 위 부분)에 찌르는 통증이 있으셨든지 연신 눈을 깜빡깜빡하셨습니다.

그 당시 아피톡신 봉독요법을 설명해드리고 시술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약침을 놓기 위해 알콜솜으로 환부를 문지르는데, 아~ 글쎄 환자분이 알콜솜으로 건드리는 것 조차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현상일까요?

알콜솜이 압정도 아니고, 소독을 위해 살살 환부를 닦았는데 왜 아픈걸까요?

 

통증으로 힘든 소녀
(작가 : nanny snowflake)

 

이런 현상을 이질통(allodynia)이라고 합니다. 이질통은 통각과민(hyperalgesia)와 더불어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의 주요 특징인데요.

이 용어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통증의 분류를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통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요,

첫째가 침해수용성 통증(Nociceptive pain), 둘째가 내장성 통증(Visceral pain), 셋째가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입니다. 침해수용성 통증이란 얻어맞거나 칼에 찔리거나 할 때 처럼 명백한 외상 사건으로 조직의 파괴되면서 침해수용기가 활성화되어 통증을 느끼는 겁니다. 통증의 위치가 뚜렷하고 그 아픈 곳이 통증의 원인이 되는 통증이죠.

또 두 번째 내장성 통증(visceral pain)이란 내부 장기의 염증(대부분)으로 인해 활성화되는 통증인데요, 그 통처가 모호하거나 연관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심하게 체하게 되면 명치쪽도 꽉 막힌듯 하지만 등 가운데가 아픈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이란 척수(spinal cord)와 척추신경, 신경 등의 경로에 이상이 생겨 통증을 야기하는 것인데요, 어떠한 침해수용기도 건들여진 증거가 없는데도 통증을 느끼는 겁니다. 예를 들면 허리 디스크가 터지면 허리도 아프지만 발이 짜릿짜릿하게 당기거나 저리거나 시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발에 생기는 현상이 바로 신경병증성 통증이죠. 많은 만성 통증의 환자들은 대체로 이 신경병증성 통증의 패턴이 가장 많습니다.

 

 침해수용성 및 신경병증성 통증의 특징
침해수용성 통증(Nociceptive pain)

자극의 원인은 대개 명백함

통증 범위는 대개 상당히 국한적임

환자들은 경험상 다른 체성통(somatic pain, 즉 피부나 관절, 근육 등의 손상에 의해 느껴지는 통증)과 유사하다고 인식함

일반 진통소염제나 마약성 진통제에 효과가 남

 

내장인성 통증(Visceral pain)

내부 장기의 염증에 의해서 가장 많이 생김

통증은 엉성하게 국한적이며 대개 연관통의 패턴을 보임

여러 가지 불쾌감을 동반함. 예를 들어, 메스꺼움, 배가 더부룩함 등

마약성 진통제로 경감됨

 

신경병증성 통증(Neuraopathic pain)

분명한 침해수용성 자극이 없음

신경 손상과 관련이 있는 듯 함. 예를 들어, 감각신경 손상

체성통과 유사성이 없으며, 종종 이상 감각을 호소함. 예를 들어 저리다, 콕콕 찌른다, 찌리찌릿하다, 화끈화끈거린다 등

(출처 :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companion book). 14ed. p2. 번역)
환자분들에게는 신경병증성 통증을 설명할 때 “그냥 신경통 같은 것이예요~”라고 하는데요, 사실은 이 신경통이 신경병증성 통증의 부분집합이라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신경통 외에도 이질통(allodynia)과 통각과민(hyperalgesia)이 있는데, 이질통은 무해한 수준의 자극을 가했는데 비정상적으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현상이구요 ; 통각과민은 고통스러운 자극에 대한 역치(threshold)가 낮아져 통증이 과장되는 현상인데, 통상 이질통+역치저하가 동반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통각과민이야 말로 신경병증성 통증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랍니다.

위에서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분은 침놓기 전에 알콜솜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아파하셨는데요, 이 현상이 바로 이질통 현상인거죠. 알콜솜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은 정상적이라면 아무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이 정상이예요. 그런데도 그 정도의 무해한 수준의 자극을 가했는데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그 통증을 느끼는 부위로 가는 신경경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그 문제는 소급해서 해당 척추분절까지 원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몸통에 이 신경통이 생겼다면 옷을 입는다든지 하는 가벼운 피부 접촉만으로도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죠.

이 이질통의 극단적인 예가 바로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이란 병인데요. 이 환자들은 전신의 모든 조직이 극도로 촉각이 에민해져서 마치 바람이 피부를 스쳐도 아플 수 있어요. 간혹 병원에 가보면, 몸의 앞뒤에 “저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적인 샌드위치 판넬을 붙이고 조심스레 다니는 환자를 본적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CRPS 환자
(KBS1, 생로병사의 비밀, 보이지 않는 고통: 통증과의 전쟁에서 캡처함)

이질통은 독특한 양상이 있는데요, 첫째는 통증의 범위가 상당히 넓게 퍼져 있는 형태이고, 둘째 피곤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감정 등에 의해 쉽게 변동이 되구요, 셋째는 다른 감각과 혼합되어 나타난다는 겁니다. 즉, 환자들이 어느 부위가 예컨대 발목이 아픈데 그 아픈 부위가 콕 찍어 말할 수 있는 부위 뿐 아니라 그 주변도 다 아픈 것 처럼 느껴진다고 하세요. 또한 어느 날에는 덜 아프거나 안 아프고, 또 비가 오면 더 쑤시고 아프게 됩니다. 또한 통증의 느낌도 시리고, 저리고, 아리하고, 찌릿하고 등등 굉장히 다이나믹 하답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만 해도 어떤 분은 바늘로 콕! 콕! 쑤시는 것 같다고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우리하고 찌릿하다고 표현하시는 분도 있으세요. 통증을 표현하시는 것이 다양하면서도 이런 저런 느낌들이 섞여 있게 되지요.

 

그렇다면, 다시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주제로 돌아와 이 병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알약들

먼저 피부과, 신경과 등 서양의학적 치료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나이(50세 이상 여부), 증상의 심하기를 먼저 봅니다. 그래서 통증 등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증상이 가벼운 50세 이상의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합니다. Valacyclovir, Famciclovir, Acyclovir 등인데 보통 7~10일간 투여하구요, 50세 이상의 분들은 여기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약 21일간 용량을 조절하면서 병행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상포진은 아물었는데 대상포진후 신경통이 발생했다면,

1단계 :

진통제 패치(Lidocaine skin patch), 진통제(Tylenol + codeine),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 신경차단술, Capsaicin 등을 쓰게 되고 때로는 항우울약(TCAs), 간질약(항전간제, gabapentin), 마약성 진통제를 초기부터 병행하기도 합니다. 코데인(codeine)은 아편에서 추출한 약물이지만 중독성 적어 마약성 진통제로 분류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르핀(morphine)과 같은 더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쓰기도 한답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이 굉장히 아픈 통증이기 때문이죠.

만약 위의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2단계 :

삼환계 항우울제(TCA), Nortriptyline, Desipramine과 같은 정신신경과 약물을 투여하거나, Gabapenin이라는 항전간제(즉, 간질약, Anticonvulsant)를 투여합니다. 이 약물들이 듣지 않으면 마약성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바로 마약성 진통제를 쓰기도 하지요.

 

주사기 이미지
(작가 : hitthatswitch / 위 주사기는 경막내 주사기와는 무관한 이미지 입니다.)

 

만약 그래도 듣지 않는다면?

3단계 :

경막내 스테로이드 시술(Intrathecal methylprednisolone) 등을 시행합니다. 이 시술은 최소 1년 이상 잘 낫지 않은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으로 되어있구요, 척추관내 척수에 직접 스테로이드와 마취제를 섞어 주입하는 것이죠.

 

그래도 아프면,

1, 2, 3단계를 계속 반복하거나 병행합니다.

 

자~ 이것이 서양의학적 대상포진후신경통의 치료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 내용은 Thomas P. Habif의 Clinical Dermatology(4th ed., Mosby) 404~407페이지에서 정리한 것인데요, 여기에 쓰이는 약물이나 주사 방법들은 꽤 심한 통증 환자들에게 쓰이는 것들인데, 예컨대 중증 암환자라던가,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환자같이 여타의 치료법으로 통증이 제어되지 않는 경우에 쓰이는 아주 높은 강도의 것들이죠.

문제는 이 3단계까지 치료를 하고도 계속 여전히 통증이 생기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통 1년 이상 대상포진후 신경통을 경험하면 위의 치료를 대부분 하신 분들이구요, 신경차단술도 몇 차례씩 받은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대상포진후 신경통에 쓰이는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아스피린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에서는 위장관의 출혈과 소화장애, 간기능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가바펜틴(gabapentin)과 같은 간질약은 얼굴부종, 권태감, 고혈압, 식욕부진, 관절통, 어지러움, 불안, 감각이상, 시력장애 등을 야기할 수 있고, 모르핀(morphine)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는 구토, 발한, 발열,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만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코데인(codeine)과 같은 마약 추출 진통제는 모르핀보다 습관성은 덜하지만 모르핀보다 중추신경 흥분작용이 강하며 다량으로 쓰면 경련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삼환계 항우울증약물(즉, 우울증약)은 가장 흔하게 입이 마르고, 눈이나 코가 건조해질 수 있고 위장 운동성 저하로 변비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사 혹은 약물로 투여하는 스테로이드는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사용 시 피부 감염이 잦아지고, 소화기의 문제, 피부가 얇아지고 붉고 건조해지며, 체액의 증가(체중의 증가), 고혈압, 호르몬분비의 이상, 면역기능의 이상 등 보고된 부작용이 꽤 많습니다.

과연 그렇다면…

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은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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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D Hwang OMD Hwang

안녕하세요~ 새몸처럼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황태현입니다.

저는 2008년부터 면역봉독(아피톡신), 심부봉독과 가열식 화침 그리고 한약이라는 한의학적 방법으로 척추, 관절, 자가면역질환, 신경통 및 연부조직 질환 등을 치료해 왔습니다.
치료가 자신있는 질환으로는 디스크 탈출증(경추, 흉추, 요추), 척추증, 관절염, 테니스 엘보, 대상포진후신경통, 삼차신경통, 후두신경통, 소아 편두통, 천장관절증후군, 산후풍, TFCC, 아킬레스건증, 궤양성 대장염, 역류성 식도염, 위염, 과민성장증후군, 이석증, 메니에르증후군 그리고 비만(다이어트) 등입니다.
이들 질환에 대한 위의 치료방법은 크게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생체의 자생력을 강화하여 조직을 빨리 회복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치료 경험과 과거 작성했던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를 바탕으로 지금 이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자주 방문해주시고, 조금이나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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