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서 생기는 주된 병변으로 비염과 축농증은 꽤나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비염은 비강내 염증을 의미하는 증상에 해당하고 축농증은 전두골이든 접형골이든 간에 두개골의 폐쇄 공간인 부비동의 감염 질환으로서 사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라고 볼 수 있지만, 대체로 코막힘, 콧물(누렇든 말갛든) 그리고 부수적으로 재채기, 두통, 오한, 피로, 중이염, 기침 등 일반적인 호흡기계 증상들이 공통적으로 포함됩니다.
이들 공통적이라는 증상들도 사실은 비염이냐 축농증이냐, 또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냐 비알레르기성 비염이냐, 그리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도 수양성이냐 점액성이냐 등에 따라 치료방법들이 모두 다 달라지고, 여기에 또한 체질 개념이 들어가면 또한 치료법이 상이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은 꽤 다스리기 어려운 질환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동일 질병이라도 세부적인 증상과 환자의 전신 체질에 따라 접근법들이 달라지므로 이를 감별해서 상황에 꼭맞는 치료를 해야 비로소 뚜렷한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 두 가지 질환에 대한 원인과 특징적 증상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특징과 원인(유발인자)
알레르기성 비염(Allergic Rhinitis)은 특징적으로 비강 내의 비갑개가 붓고, 점막은 창백해지며 많은 양의 수양성 분비물(맑은 콧물)이 증가됩니다.
환자들은 증상으로 재채기와 줄줄 흐르는 맑은 콧물 그리고 코막힘, 또는 코 간지러움, 눈충혈 등을 호소하게 되는데요, 이들 증상은 코에 생기는 알레르기성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반응은 외부의 비자기 또는 이물질이 체내에 들어와 체내의 면역계가 일으키는 일종의 과민한 면역 ‘거부’반응인 셈입니다.
이들 외부의 이물질들로는:
- 모직물이나 깃털 : 베개나 오리털 점퍼
- 먼지 : 가정 내 먼지
- 곰팡이 포자 : 누수된 천장이나 벽체, 화장실 등
- 동물의 비듬 : 애완 동물
- 꽃 가루
- 집진드기 : 매트리스나 카페트
- 가구
- 음식 : 갑각류, 넛트, 딸기나 블루베리 등
등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 지난 4월에 갑자기 맑은 콧물과 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갑자기 생겼는데요, 그 때가 새로 저희 집에 애완견(닥스훈트, 암컷, 당시 3개월)이 새식구로 들어온 후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은 애완견이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오면 5차 예방 접종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산책과 목욕을 시키지 말라고 동물병원이나 애완동물 분양하는 곳에서 주의를 시킵니다. 저희 집 역시 초기 약 3주간 이 ‘막내’를 목욕도 시키지 않고 실내에서만 같이 지냈는데요, 그랬더니 몸 전체 털에 하얀 비듬들이 꽤 많아졌고 그 후 코가 예민한 저에게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생겼던 거죠. 몸에 미스트도 뿌려 봤지만 효과가 없었고, 우리는 애완동물 알레르겐 물질까지 제거되는 공기 청정기를 구입할까 까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선 과감히 목욕을 시켜 보기도 했고 그랬더니 즉시 저의 재채기, 콧물 증상은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비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
한편 비알레르기성 비염(Non-Allergic Rhinitis)은 코 점막의 충혈과 부종 그리고 맑은 색에서 약간 노란색의 콧물이 임상적으로 특징적입니다.
이 비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흔한 요인으로는,
- 온도의 변화 : 주로 아침 저녁 일교차가 큰 환절기 같은 기온
- 휘발유, 페인트, 담배 같은 연기 또는 냄새 입자
- 차가운 공기 : 즉 따뜻한 실내에서 갑자기 찬 실외로 나갈 때
- 대기 오염
- 향수
- 비중격 만곡(Deviated septum)
등이 있습니다.
이런 비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성 비염처럼 면역계의 거부 반응이라기 보다는 주로 화학적이거나 온도 변화라는 자극 인자에 의해서 생기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축농증(부비동 감염증)
마지막으로 축농증 즉 부비동 감염증(Infected Sinuses)은 두개골 중에 부비동(sinus)에 화농성 감염이 발생하여 비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점막이 두꺼워지며 녹황색 분비물(Greenish-yellowish discharge)이 대량으로 흘러내리며 심지어는 인후부로 넘어가는 후비루(Post nasal drainage)가 생기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는 두통까지 생기기도 합니다.
비염과 축농증의 실제 임상 증상별 구분
그런데, 위의 서양의학적 질병 분류는 사실 병리적인 구분은 되지만, 막상 임상적으로 치료해보면 치료에 그리 효율적이지는 못 한 것 같습니다. 대신 유발(악화) 인자와 완화 인자가 있는지 없는지, 증상의 양상이 어떤지, 비염 환자의 체질적 경향은 어떤지가 비염과 축농증 치료에 훨씬 더 많은 단서를 줄 수 있고, 이는 치료에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비염이든 축농증이든 다음과 같은 진단 요점으로 재분류합니다.
- 우선 코의 분비물 즉 콧물이 습성인지, 건성인지. 즉, 콧물이 나는지(습성 비염) 전혀 나지 않는지(건성 비염)를 구분합니다.
- 습성 비염의 경우에는 다시 수양성(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지), 점액성(희고 다소 끈적한 콧물), 그리고 화농성(노랗고 진득한 콧물)인지를 구분합니다. 건성 비염의 경우에는 단순히 콧물이 없는 정도인지 아니면 코안이 헐거나 코딱지가 많은지 잦은 코피가 나는지를 체크합니다. 단순히 마른 정도가 아니라 코딱지나 코딱지의 제거로 인해 코피가 자주 난다면 건성 비염은 심한 상태로 이해됩니다.
이상의 2가지 분류는 주로 알레르기성 비염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들로서 이를 세분화한 것으로 보시면 되겠는데요, 비후성 비염 또는 축농증의 경우에는 코의 분비물이 있거나 없을 수도 있지만 분비물이 있는 경우에는 점액성이거나 화농성의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악화 또는 완화 요인을 체크합니다. 한랭자극에 악화 또는 유발되는지, 온열자극에 완화 또는 소실되는지를 확인하는데, 이는 앞의 1과 2의 분류를 더욱 정밀하게 해 주는 요점이 됩니다.
- 마지막으로 체질 파악이 있는데요, 체격이 통통 내지 비만한 편이고 체력이 강한 편이며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인지 반대로 마르고 허약하고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 그리고 땀이 적거나 땀을 흘리고 나면 피곤한 사람인지 등을 파악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 인자, 체질을 파악하면 비염과 축농증의 진단은 모두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