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쯤 부산에 저희 한의원으로 몇 년간 강직성 척추염으로 고생했던 한 젊은 남성이 내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는데, 한참 운동도 좋아하고 학업도 매진해야 했으나 허리와 무릎 발목이 아파서 힘들다 하셨습니다. 심할 때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할 정도라고 하셨답니다.

몇 년 째 류머티즘 약물과 진통제를 복용하던 그 젊은 남자 환자는 봉독치료를 받아보고 싶어 하셨고, 솔직히 그 이전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 경험이 없었던 저는 “한번 치료해 봅시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약 4개월 여동안 주 2회 ~ 주 1회 치료를 계속 진행했습니다. 아피톡신 봉독의 용량을 처음에 알레르기 테스트부터 시작해서 점차 증량하여 엉덩이 부위와 흉요추부 그리고 무릎과 발목 등에 시술했습니다.

(강직성척추염은 처음에 엉덩이(천골)부터 시작되어 척추 전체에 염증을 일으키고, 인체는 그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척추와 척추 인대를 딱딱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래서 강직성 척추염이라고 명명하는데, 별명이 대나무척추(Bamboo spinae)라고도 합니다. 간혹 만성 엉치 통증인 천장관절 증후군 환자들이 장기간 치료에도 효과가 없을 때는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하고 ESR, CRP 등 강직성 척추염 정밀 검사를 실시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환자분의 강직성척추염 후기는 제 홈페이지 치료 후기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의료법상 로그인 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drhwang-kmed.co.kr/reviews/%ec%a0%8a%ec%9d%80-%eb%82%a8%ec%84%b1%ec%9d%98-%ea%b0%95%ec%a7%81%ec%84%b1-%ec%b2%99%ec%b6%94%ec%97%bc-%ec%b9%98%eb%a3%8c-%ec%82%ac%eb%a1%80/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란, 내 몸의 면역계가 내 몸의 일부 조직을 외부 비자기로 인식하고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비유하자면 “방위군”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면역계가 오히려 같은 편을 공격하는 비극적인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 내 몸을 스스로 공격해서 염증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수없이 많은 자가면역질환들이 있는데, 대개는 만성화된 형태로 스스로 진행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쇼그렌증후군, 루푸스, 강직성척추염, 건선, 베체트병, 궤양성대장염 등등.

요즈음에는 여기에 경추 후종 인대 골화증, 척추관협착증 등도 자가면역질환으로 포함하여 이해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이들 만성 자가면역질환들은 아직 원인미상이라 특효의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양방에서는 주로 소염 목적으로 스테로이드나 비 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그리고 자가면역의 흥분을 억제하는 면역억제제 등이 쓰이고, 여기에 항류마티스제제, 종양괴사인자 치료제 등을 선택적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들 약물에는 다수의 부작용들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투약시 이상반응 등이 나타날 때는 처방한 담당의에게 보고하여 조치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이들 약물의 세세한 부작용들을 설명하는 것은 이 포스트 주제에서 벗어나고 진료영역 외의 관계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직접 담당의에게 문의하시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하세요.)

​

우리 한의학에서는 모든 질환의 원인을 바깥에서 찾지 않고 안에서 찾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위기, 원기, 중기 등의 개념들은 인체 내의 에너지에 대한 개념이고 이들 기운들은 면역, 예방의 역할을 한다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감기가 든다는 것은 외부 감기 바이러스보다 면역력이 약화된 결과 침입하는 것으로, 식체는 위장의 기능이 약화된 상태 소화불량이 생기는 것으로, 무겁지도 않은 물건을 들다가 요통이 생기는 것은 허리 구조가 약화된 것으로 이해합니다.

자가면역질환에 대입하면 내 몸의 면역계가 나의 일부를 공격하는 것은 그 면역계가 약하기 때문에 과민한 반응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면역계도 보강하면서 항염증 작용도 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을 필요가 있겠고, 그중 한 가지로 부산의 저희 한의원에서는 봉독요법이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강직성척추염 환자분도 저희 한의원에서 봉독치료를 받으면서도 양약을 병행해서 복용하셨고 주기적인 검사 때마다 호전이 보이자, 담당의는 약물의 양도 감량하여 처방해주셨다고 합니다. 결국 이런 자가면역질환은 양방치료만 혹은 한방치료만으로 다스릴 것이 아니라, 같이 치료하면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관리해 나갈 때 완벽한 치료에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