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구강건조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구강건조증(Dry mouth, xerostomia)는 입안의 침샘이 입안과 입술을 젖게 하는 타액(침)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합니다. 가끔씩 특정 약물이나 노화 과정 혹은 항암 방사선 치료로 인해 발생하고, 드물게는 침샘에 어떤 질환이 생겨도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원인을 알지 못합니다.
알다시피 침은 입안에 들어온 세균을 중화시키고 번식을 막고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어 충치도 예방합니다. 또한 침(타액)은 식감을 좋게 만들고 음식물을 삼키는 작업을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타액 자체의 효소(예를 들어 아밀라아제)는 소화를 촉진하는 작용도 있습니다. 따라서 타액이 감소하고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은 단순히 성가신 차원을 떠나 소화기를 포함하여 치아 그리고 잇몸의 건강, 더 나아가 식사의 즐거움에 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잠시 언급했다시피, 그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은 난감해 한다는 것이죠.
먼저 구강건조증의 증상들을 살펴보고 다음에 한의학에서 말하는 구강건조증과 그 관련 질환(Rule Out)을 살펴보겠습니다.
구강건조증의 증상
- 입안 건조함
- 타액이 진득하고 끈적거리며 잘 뱉어지지 않음
- 구취(입냄새)
- 음식 씹기, 말하기, 연하(음식 삼킴)의 어려움
- 목이 건조하거나 목이 아프다.
- 혀의 건조 및 갈라짐
- 입술도 잘 트고 갈라짐
- 미각의 변화, 특히 둔화되어 식감이 떨어짐
- 의치를 착용할 때 불편함
서양 의학적인 원인
대개는 침샘의 문제로 생긴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는,
- 약물: 의사의 처방약이든 처방전없이 구입할 수있는 약물 등 꽤 많은 약물들이 구강건조증을 하나의 부작용 또는 반작용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 고혈압 및 불안뿐만 아니라 일부 항히스타민제, 충혈 완화제, 근육 이완제 및 진통제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처방을 한 의사와 상담을 통해 다른 약물로 대체하거나 빼면 구강건조증은 감소 또는 소실됩니다.
- 노화: 갱년기 이후 부터 구강건조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여기에 만약 앞에서 언급한 약물들을 복용한다든지, 혹은 영양 상태의 불량이 더해지면 증상은 훨씬 더 심해집니다.
- 항암 치료: 화학 요법 약물(Chemotherapy)은 타액의 성질과 양을 바꿀 수 있습니다. 대개는 일시적 일 수 있으며 치료가 완료된 후 정상적인 타액의 흐름이 회복됩니다. 특히 머리와 목에 방사선 치료를 하면 침샘에 영향을 주어 타액 생성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는 방사선량과 치료 부위에 따라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일 수 있습니다.
- 신경 손상: 머리나 목에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사고나 수술 같은 경우로도 구강건조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기타 질환: 여기에는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뇌졸중, 질염, 아구창 또는 쇼그렌 증후군 (일종의 자가면역성 질환) 등이 있습니다.
- 비염이나 축농증 : 코가 막혀서 비강 호흡이 힘든 소아들이나 만성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을 겪는 성인들은 입으로 호흡을 하면서 입안이 건조해 질 수 있습니다.또는 수면 중 코곯이가 심한 분들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담배 및 음주, 또는 마약류(마리화나 등)
그런데, 이러한 원인 또는 원인질환은 비교적 분명해서 치료의 길이 보이고 또한 해당 원인만 제거한다면 비교적 수월하게 구강건조증이 치료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과거 부산에서 한의원에서 진료했던 대다수의 환자분들은 대학병원 등에서 위와 같은 질환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쳤고 또한 아무 이상이 없다든 분들이었습니다. 그 분들이 받은 원인과 처방은 “그저 나이가 들면서… 물을 많이 마시고, 알콜 성분이 든 가글을 피할 것” 정도 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평소에 수분 섭취량을 늘려도, 가글도 하지 않아 봐도 구강건조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한의학적인 원인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한의학에서 구강건조증은 구건(口乾), 인건(咽乾), 설건(舌乾), 순건(脣乾)이라고 합니다. 구건은 말 그대로 구강건조, 인건은 인후나 목구멍까지 건조한 것, 설건은 혀가 바짝 마르는 것, 순건은 입술이 마르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원인으로는 실열(實熱)과 간화(肝火), 음허(陰虛)로 크게 나눕니다.
- 실열증이란, 감기나 독감 같은 감염병으로 인해 체내 고열이 나면서 체액이 소실되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 간화증이란, 한의학적으로 간은 장군지장, 칠정(七情, 감정) 중 노(분노)의 책임이 있는 장기라고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쉽게 설명하면 일종의 화병 또는 스트레스 장애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음허증이란, 신정휴허증이라고도 하는데, 갱년기 이후에 인체의 중요한 진액이 말라가는 상태의 진단명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과거에는 3번 타입의 여성 환자분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2번 타입의 젊은 분들이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 이러한 구강건조증은 비교저거 한약으로 잘 치료되는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한약 복용을 위주로 해서, 베체트 병 등 자가면역성 질환이 의심이 될 때는 경추부와 입술 주위에 면역 봉독을 사용하기도 하며, 때로는 자하거 약침을 관원이나 기해, 단전 혈에 주입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정해진 치료가 아니라 질환과 체질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진맥과 몸 상태의 이해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