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후신경통(Post Herpetic Neuralgia, PHN)은 수두 바이러스와 친척 관계인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등이나 가슴(배) 혹은 안면에 발생하여 수포와 통증을 일으키고는 이 증상들이 사라지고 나서도, 신경분절을 따라 후유증이 남은 신경통으로 정의합니다.
여느 신경통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예측 불가능하고 짧지만 강렬한 통증이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 불이 난 듯 하게 발생하여, 환자분들은 여간 곤욕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대상포진후신경통은 비록 모든 대상포진 환자에서 그 후유증을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대상포진후신경통을 앓게 되면 의외로 오래동안 고생을 해서 오히려 대상포진보다 대상포진후신경통이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마치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요.
이 대상포진후신경통 역시 피부과나 신경외과에서는 최근 가바펜틴이나 뉴론틴 등 항간질약 계열을 처방하고 있고, 심할 때는 스테로이드, 더 심할 때는 몰핀 같은 마약성 진통제도 투여한다고 합니다.
이들 약물은 삼차신경통의 경우에도 투약하게 되는데, 이 약물에 대한 허실(Pros & Cons)에 대해서는 과거 포스팅한 것이 있으니 참조하세요. (사실 꼭 이 포스트는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대부분의 약물 이름을 클릭하시면 그 약물의 적응증이나 주의사항 등에 대한 포스트로 링크됩니다.)
(포스트 링크: 삼차신경통의 양방적 치료법의 Pros and Cons)
한방에서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을 어떻게 다스릴까요?
대상포진이나 그 후유증인 대상포진후신경통은 기본적으로 원기허를 주된 병리로 봅니다. 다시 말해 면역력의 약화가 기저에 있고, 여기에 대상포진이라는 외부 바이러스가 침범하여 문제를 일으킨 것이고, 그 대상포진 피부병이 사라져도 원기(면역력)가 회복되지 않으니, 다시 후유증이 또 남는 것이죠.
진통과 면역 증진 약물치료
그러므로 대상포진이든 대상포진후신경통이든 치료의 1차 방법은 보기(기운의 보강, 면역력 향상)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다만 초기에는 항염증과 진통을 위해 15일~1개월 가량은 삼경탕이나 대시호탕 같은 청열해독 약물을 쓰기도 합니다. 저는 부산 한의원에서 삼차신경통을 치료하는 목적에서 삼경탕을 사용해 왔는데, 대상포진후신경통 환자분에서도 투여했더니 초기에 진통 효과가 좋았습니다.
일단 1개월 여 동안 초기에 진통이 조금이라도 잡히면, 그 후에는 녹용 한약이나 공진단 등 면역력을 크게 보하는 한약을 투여합니다. 초기 투약하는 삼경탕에 녹용을 가미해서 복용하셔도 좋습니다.
면역봉독요법(apitoxin therapy)
다음으로는 약물과 동시에 고농도 정제봉독(아피톡신 봉독)을 병소와 분절 위주로 시술합니다. 봉독(영어로 아피톡신)은 특이하게도 항염증 작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회복 작용도 있습니다.(봉독요법과 봉침요법, 김문호 저서 참조) 따라서 대상포진후신경통이나 삼차신경통과 같은 허증 통증에 맞춤 치료법이 된다 말할 수 있습니다.
자하거약침(태반약침)
다수의 만성 통증, 재발성 통증 및 대상포진후신경통이나 삼차신경통의 환자들은 장기적인 고통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이는 간의 울체, 기울 등의 양상을 보입니다. 또한 자주 피로해 하십니다. 또 상당수의 환자분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예컨대 경제적인 부도, 가족의 사별, 법적인 송사 등)를 받고서 대상포진이나 삼차신경통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정황들은 대체로 간의 기울, 간허로 진단할 수 있는데요, 이 때는 자하거 약침(태반 약침)을 복부 배꼽 주위(천추혈, 기해, 관원혈, 중완혈 등)에 피하로 시술하면 피로감 경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치료의 예후??
병을 두고 기약을 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경험적으로 빠른 환자분들은 4~8주, 고혈압, 당뇨 등 내과적 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분들은 6개월까지 치료 기간을 예정합니다. 이 예후 부분은 병력청취와 진단이 있은 후에 좀 더 정확히 예상할 수 있겠으니, 참조만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