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근통(섬유근육통, Fibromyalgia)이란 여기저기 다발성으로 근육이 아프고 뻣뻣하며 피로감을 느끼는 질병으로, ‘근육이나 힘줄 등 섬유성 결체 조직에 통증’이 있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통증 = 염증이 맞지만, 특이하게도 섬유근통은 염증과 관계가 없음이 밝혀져, 섬유근육염이나 섬유조직염이 아닌 섬유근통이라는 병명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일종의 ‘류마티스 근육통’ 정도로 이해하시면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관절변형 등이 있지 않습니다.
증상
1. 통증
- 가장 중요한 증상으로, 처음에는 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온 몸이 다 아프게 됩니다.
- 통증의 정도는 기분, 수면, 활동량, 날씨, 스트레스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은 평상시에도 어느 정도의 통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아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2. 피로감과 수면장애
- 90% 가량은 무기력(심한 피곤), 수면 부족, 감기 기운 호소합니다. 때때로 피로감이 통증보다 더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수면장애 : 자도 자도 아침부터 피곤하고 자주 깹니다.
3. 신경증 증상
- 우울증 혹은 우울감, 불안감 : 이차적이고 부수적인 증상으로 간주됩니다.
- 집중력 감소
- 감각 저하 : 전신의 감각이 둔하게 느껴지거나 저림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특정 질환이 아니라면 섬유근통 환자에서는 검사상 모두 정상일 것입니다.
기타 증상
- 두통, 특히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
- 소화기 증상 : 복통, 반복되는 변비와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이 흔히 나타나서, 과민성장증후군(IBS)과 유사합니다.
- 과민성 방광 : 소변을 자주 보거나 자주 급하게 느껴지는 증상도 생길 수 있으나, 방광 등 비뇨기계에는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피부 색의 변화 : 잘 창백해지고, 추위를 잘 탑니다.
원인과 진단
현재까지는 섬유근통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이 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증상을 역으로 원인을 추정하자면,
- 수면장애 및 정신적인 스트레스
- 통증에 대한 역치 저하
- 질병, 외상, 정신적 트라우마, 호르몬 변화 등
- 운동 부족
- 흡연, 나쁜 자세 등 : 이들은 직접 원인이라기 보다는 악화인자에 가깝습니다.
진단
섬유근통의 독특한 압통점이 있는데, 뒷목(풍지, 풍부혈), 어깨(승모근, 견정, 곡원혈), 앞목(인영혈), 가슴(중부, 유부혈), 팔(곡지 혹은 척택혈), 허리(대장수혈), 다리(승부혈이나 환도혈), 무릎(음릉천혈) 등에 심한 압통을 다발성으로 18군데 중 11군데 이상 호소합니다.
기타 혈액학적, 영상의학적 검사에서는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경한 이상 소견으로 나타납니다.
K-med 치료법
기본적으로 한의학에서는 통증의 원인은 부통즉틍(不通卽痛) 또는 불영즉통(不營卽痛)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외상이나 어혈, 뭉침 등으로 기가 통하지 않아서 아프기도 하지만, 피로, 스트레스 등으로 혈(영양)의 공급과 흐름이 좋지 못해서도 통증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섬유근통은 병리학적으로 심한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다기 보다는 스트레스와 피로 등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이는 한의학적으로 불영즉통(不營卽痛)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한약의 복약이 필요하며, 주로 안신, 보기, 양혈하는 한약들 위주로 처방합니다. 과거 심한 불면으로 인한 통증 역치 저하로 전신이 다 아픈 한 여성 환자에게 진통을 위한 한약 위주로 처방하다가 안신대조탕, 귀비탕 같은 처방으로 만성 통증이 경감된 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섬유근통 환자는 일반적으로 진통 소염시키는 약물에 그 효과가 적은 편이고, 따라서 한의학적 약물 치료가 비교적 우수한 효과를 거둔다고 사료됩니다.
여기에 압통처와 척추 분절 위주로 면역 아피톡신 봉독을 시술하면서, 간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자하거약침(태반약침)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신경이 굉장히 예민하고, 그로 인해 주변의 사람들도 이 분과 접하기 꺼려진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 대인, 대면 활동에 지장을 주어 그로 인해 또한 스트레스가 더 증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진료실에서 면담할 때부터 온 전신이 다 아프다고 호소하고, 또한 불면, 소화장애, 대변, 생리불순 등 내과질환까지 호소합니다. 어떤 분은 스스로 “종합병원”이라고까지 묘사하기도 합니다.
치료의 핵심은 이 환자들은 수면만 개선시켜도 통증이 유의성있게 감소되는 경향을 보여, 정신신경학적 접근이 필요하고, 의사가 심리를 이해하고 심적으로 지지해주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어느 것이 선행 원인인지는 몰라도, 마음과 몸이 진짜로 다 아픈 분들입니다.
빨리 낫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