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서는 후종인대골화증(Ossification of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OPLL)이라는 병의 소견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 말로 좀 쉽게 풀이하면 척추체의 뒷쪽 세로인대가 뼈처럼 바뀌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ossification = 뼈처럼 됨, 골화
- posterior = 뒤쪽, 후방
- longitudinal = 세로, 종
- ligament = 인대
이 병은 주로 경추에 많이 생기는 까닭에 초기에는 목 근육의 이상, 혹은 목디스크로 오해 받기도 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목 척추의 인대 중 하나에서 골화되기 때문에 목의 움직임, 활동성이 제한됩니다. 목의 척추들은 여타 척추(허리)나 관절에 비해 가동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는 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그렇다보니 다소 진행되는 안타까운 양상이 벌어집니다.
증상으로는,
- 초기에는 뒷목의 통증 혹은 묵직함, 무거움이 있고,
- 골화가 진행되면서 경추의 척추관이 좁아져 척수의 압박이 되면서 팔이나 손의 저림, 근력의 약화가 생깁니다.
- 더 진행되면서 다리에도 영향을 미쳐 다리 근육의 힘이 떨어지고 감각이 저하됩니다. 심지어는 보행의 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징적으로 목을 앞 혹은 뒤로 숙이거나 젖힐 때 불편 내지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 후종인대골화증은 발견될 때 보통 1개가 아니라 2~3개 이상의 경추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왜냐하면 다소 진행되어야 불편함을 느껴 검사를 하다보니), 현재로는 원인도 불명하고, 치료법도 수술로 인대를 적출하거나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적인 방법 외에는 없는 것으로 서양의학 신경외과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질환은 진행성이기 때문에, 점차 흉추까지 생길 수 있어 정말 ‘목에 깁스했다’라고 표현될만큼 경추와 흉추의 움직임이 뻣뻣해진답니다.(이 질환과는 대칭적으로 강직성 척추염은 천추, 즉 엉치뼈에서 척추 전후방의 인대에서 자가면역성 염증이 생기면서 강직이 올라갑니다.)
진단은 방사선 사진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데, 주로 X-ray나 CT 정도면 정확히 발견될 수 있고, MRI는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의 생각으로는 오히려 X-ray나 CT가 더 정확하지 않냐 싶기도 합니다.
(X-ray 사진입니다. 척추체 뒤쪽에 하얀 음영으로 세로의 병변이 보입니다.)
(CT 횡단면 영상인데요, 척추궁(V자) 앞의 척수 앞(영상에서는 위쪽)에 매우 강한 하얀 음영의 병변이 보입니다.)
(3D CT인데요, 추궁판을 가상으로 제거하고 척추체의 후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앞의 5장의 이미지를 보면 경추 1번에서 7번까지 후종인대골화증 소견이 보이는데요, 가장 심한 부분은 경추 3-4번 부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원인을 모르지만, 어쨌든 인대성 조직이 골성 조직으로 바뀌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주로 유전적 장애가 아닌가 하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양의학적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수술적 방법을 주된 치료법으로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저는 최대한 수술을 하지 않고, 골화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막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수술을 앞 둔 한 젊은 남성이 오랜 시간 갈등하시다 약 2개월 여 동안 과거 저의 한의원에서 면역봉독과 한약 치료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팔 저림과 함께 보행의 장애가 있으셨는데요, 팔 저림은 지속되었지만 보행의 장애는 좋아진 케이스가 있었고, 또 다소 장년층의 한 남성 환자 분께서 경추의 운동성 감소와 팔 저림을 호소하여 치료 중 다소간의 신경학적 증상이 호전되신 케이스도 있습니다. 물론 이 두 분은 지속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되었다’고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