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엘보(Tennis elbow)?
상완골외측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이라고도 하고, 공통수지신전근건염(또는 건증)이라고도 하는데, 쉽게 설명하면 팔꿈치의 바깥쪽 톡 튀어나온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이 상완골외측상과염이고, 공통수지신전근건염은 손가락을 펴거나 손목을 굽힐 때 쓰이는 몇몇 근육-힘줄들이 바깥쪽 팔꿈치부위에 붙게 되는데 이 힘줄 부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늘어나는 병증을 의미합니다.
테니스엘보우의 치료
기본적으로 화침, 봉독요법(아피톡신 피내 및 심부봉독), 한약 치료가 사용됩니다. 부은 힘줄과 팔꿈치에 닿는 경추 및 경추 신경의 치료, 그리고 염증을 제거하는 한약의 조합이 되겠습니다. 이미 화침과 봉독요법 등에 관해서는 저의 블로그 여러 포스트에서 언급하였으므로 생략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그 치료법 중에서 특히 테니스엘보우의 치료의 핵심이 과연 어디인가에 관해서 좀 언급하려고 합니다.
아니? 엘보우, 즉 팔꿈치에 병이 들었으면 당연히 치료는 팔꿈치에 해야 하지 않을까요?
팔꿈치의 염증인데, 치료 핵심이 다른 데 있다는 것인가요???
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테니스엘보우의 치료 중점 부위는 엘보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추에 숨어있다는 사실입니다. 테니스엘보우(혹은 골프엘보우)는 그 통증의 범위가 겨우 손가락 한 마디도 안됩니다. 또 그 아픈 부위를 누르면 환자들은굉장히 아파하십니다.
그러므로 통증이 나타나는 곳이 팔꿈치이므로, 당연히 통증의 원인부위도 팔꿈치일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이는 양방의 의사 선생님들과 얘기해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들 질환들은 팔꿈치 자체에만 치료를 했을 때 낭패를 보는 경우들이 많답니다. 만약 테니스엘보우나 골프엘보우가 테니스나 골프같은 운동 중에 강한 충격을 받았거나 혹은 이 부위를 다쳤다면 당연히 이 부위의 염증과 손상이 있으리라는 것은 저 역시 부인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큰 외상이 없이 팔의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에 의해 이 부위의 통증이 서서히 혹은 관해와 재발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인다면, 팔꿈치 쪽의 원인보다는 경추쪽에 문제가 더 클 수 있습니다.
1976년 5월에 군(Gunn)과 밀브란트(Milbrandt)는 캐나다의사협회지(CMAJ)에 “테니스엘보우와 경추(Tennis elbow and the Cervical spine)”라는 제목의 논문을 보고합니다. 이 논문에 의하면 잘 낫지 않는 난치성 테니스엘보우 환자 50명을 팔꿈치가 아니라 경추에 치료를 했더니, 50명 중 29명은 매우 호전되었고, 14명은 만족스러울만큼 좋아졌으며, 4명은 상당히 호전되었고, 3명은 계속 아팠다고 합니다. 즉, 50명 중 47명이 호전시킨 치료가 바로 경추 치료였다는 겁니다, 팔꿈치가 아니라!
더 놀라운 것은 호전된 47명의 환자들을 3, 6개월째에 추적조사를 했더니 44명은 그간 다른 병원에서 치료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증상이 더 이상 재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꽤 놀라운 결과이지 않습니까?
이 논문은 당시 북미나 유럽의 의학계에 꽤 논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후 경추 치료에 테니스엘보우가 반응한다는 여러 논문들이 잇따라 나와 이 선구자적인 치료가 유의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논문은 몇 페이지 되지는 않는데, 아래에 업로드해 두었습니다. pubmed로 검색이 가능하구요, 다운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한의학 경전 <황제내경, 영추>에서도 팔꿈치를 지나는 여러 경락들, 수양명대장경, 수태양소장경 등이 어깨와 경추부위에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고, 임상적으로도 목이나 어깨가 아플 때 팔이나 손에 침을 놓아 고칠 수도 있다는 경락이론들이 있는데요, 이것이 시사하는 의미는 우리 몸의 관절과 척추는 서로 네트워크화되어 있고, 척추병은 따로 신경외과에서, 관절, 힘줄질환은 따로 정형외과에서 구분하여 치료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우리 몸을 진단, 치료해야 함을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실제로 여러 테니스엘보우 환자들을 치료할 때 팔꿈치의 치료와 함께 경추에 봉독시술을 했을 때가 가장 치료 속도도 빠르고 예후도 좋았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포스트를 보시는 만성적인 테니스엘보우 환자분이 계시다면, 또 오랜 기간 국소적인 치료(소염제, 주사, 물리치료 등)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잘 낫지 않으신다면, 경추 쪽으로 치료의 사고를 전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