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풍이란, 출산 중 혹은 후에 골반 관절과 인대의 이완이 된 상태에서 분만에 따른 과로 그리고 산후 조리의 부족으로 인해 골반, 허리, 어깨, 무릎, 손목 등 산모의 관절과 신경, 척추 등에 통증과 자율신경적 장애 등이 유발되는 문화인류학적 장애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산후풍을 한의계에서는 자궁내 어혈과 체내 허약 상태, 게다가 찬바람을 전신에 맞게 되어 통증이나 시림이 발생한다고 내과적인 장애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산후풍 환자들을 진료한 결과 느낀 바는 이러한 기능적 장애에 척추와 관절, 특히 천장관절의 이상과 같은 구조적 장애가 동반한 복합적인 증후군이었습니다. 또한 출산 후 산모들은 크던 작던 우울증이 동반되어 정신신경학적으로 많이 불안정한 상태가 결합되어 있어요.
즉, 자궁내 어혈, 산후 기혈 허약 + 찬 기운(체질적이든 외부 날씨 문제이든) + 척추와 관절의 구조적 문제 + 정신적 불안정성 = 산후풍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통증과 관련한 산후풍에서는 자궁과 기능의 허약보다 더 급한 것은 바로 척추와 관절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주로 저의 경험상 척추(흉요추)의 장애는 임신 중 체중의 급격한 증가 때문일 가능성이 많은 것 같습니다.
(SBS 스폐셜, 산후조리의 비밀에서 캡쳐함)
그리고 다음으로는 골반의 문제인데, 이 골반의 문제라 함은 대체로 천장관절과 치골결합부의 장애, 그 중에서도 천장관절 쪽의 이상이 더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장시간에 걸쳐 출산했다면 더욱 골반에 무리가 될 겁니다. 흔히들 연세드신 어머니들이 “애 낳을 때, 허리를 틀어서 낳았어~”라고 하시는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이렇게 다소 중증의 산후풍 환자는 자궁의 회복 및 어혈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한약 뿐만 아니라 척추와 골반 관절의 치료 역시 필요합니다. 척추의 치료에는 고농도 아피톡신 봉독 요법이 효과가 우수하며, 골반의 치료는 봉독과 더불어 천장관절인대를 회복하는 화침 치료가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봉독이란 벌침의 독낭에서 봉독액을 채취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약침액으로 만든 천연신약인데요, 진통, 항염증, 면역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가열화침은 인대나 힘줄 등의 연부조직의 이완 혹은 부분 파열에 특히 효과가 있는데요, 비교적 굵은 침을 정확한 통처에 삽입한 후 열을 가해서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염좌 등에 많이 쓰이는 방법이지만, 천장관절인대의 문제를 동반한 산후풍에도 활용해보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산 후 산모의 고통스러운 몸상태는 본인 뿐만 아니라 신생아의 육아에도 영향을 주게 되므로 막연히 잘 쉬기만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추후 임신을 하든 그렇지 않든 엄마의 건강은 한 가정의 행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