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스트 주제는 척추수술 실패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입니다. 영문으로 Failed Back Syndrome, 혹은 Post-laminectomy Syndrome이라고도 합니다. 주로 허리의 척추나 디스크 수술을 한 후 호전이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허리나 다리가 아플 때 말하는 병명입니다. 주로 대부분 추궁절제술(laminectomy)을 한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척추수술 실패증후군이 잘 생기게 되는데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는데요, 직접적인 것으로는 기존 혹은 재발성 허리 디스크의 문제, 수술 후 지속적인 척수의 압박, 요추 등의 관절 불안정성, 반흔 유착(수술 중 생길 수 있는 조직의 상처 등이 유착됨), 우울증, 불안증, 수면장애 그리고 척수와 근육간의 조절작용의 실조 등이 있겠구요, 그 외에도 전신적인 장애로 당뇨, 자가면역장애, 말초 혈액순환의 문제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척추수술 실패증후군의 빈도는 조사하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꽤 큰데요, 미국의 자료에 의하면 5~50%(어떤 자료는 5~40%)까지, 국내(인제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연구결과)에서는 10~15%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허리 디스크나 협착증이 있을 때 어떤 수술이나 시술을 받게 될까요?
먼저 허리 관련 척추 시술부터 살펴보자면 ;
첫째 신경성형술, 둘째 고주파 시술(고주파 감압술), 셋째 꼬리뼈 레이져 시술(내시경 레이져 경막외 감압술).
- 신경성형술은 Racz 박사가 개발한 카테타를 꼬리뼈를 통해 병소에 약물(주로 리도카인 같은 마취제 + 스테로이드 + 식염수 등)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이 카테터는 끝이 구부러지게 조종이 가능하며, 신경이나 척수의 유착을 치료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신경차단술(흔히 신경주사로 알고 있음) 처럼 스테로이드의 강력한 소염 진통작용으로 호전될 뿐입니다. 최근 실비 보험의 확대로 꽤 많은 중소 척추 전문 병원에서 많이들 시술하고 있다고 합니다.
- 고주파 감압술(고주파 시술)은 카테터를 해당 디스크에 주입하고 약물 대신 고주파를 쏘아주어 발생한 열로 디스크(섬유륜)에 자라난 신경을 태워버리는 시술법입니다.
- 내시경 레이져 경막외 감압술(꼬리뼈 레이져 시술)은 신경성형술처럼 카테터를 꼬리뼈를 통해 넣어 약물이나 고주파 대신 레이져를 이용해 열을 발생시켜 튀어나온 디스크 등을 녹이는 시술법입니다.
이상의 방법들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최소 침습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법입니다. 그래서 “수술(operation)”이 아니라 “시술(procedure)”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꼬리뼈를 통해 카테터를 넣는 것 자체가 그리 만만한 시술이 아니어서, 척추강 속에 꽉차 있는 척수나 신경들을 비집고 들어가 약물을 주입하거나 레이저로 녹이는 시술은 웬만큼 경험있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리 권할 만 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는 수술적인 방법입니다.
여기에는 척추 후방 감압술(posterior foraminotomy) 및 척추 융합술(fusion)이 있겠고, 다음으로는 인공디스크 수술(Artificial disc replacement)이 있습니다.
(위 3 영상은 척추 감압술 + 융합술을 한 환자의 X-ray 및 MRI 사진입니다. 처음 내원했을 때는 무릎의 통증이 주 증상이었지만, 치료는 점차 범위를 넓혀 허리까지 봉독+한약을 꾸준히 치료받았네요.)
(이 사진은 인공디스크 수술을 하신 분의 수술 후 MRI 사진(시상면)입니다. 처음 자동차 사고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셔서 한약과 봉독 등 치료를 받으셨지요. 약 2~3개월 가량 치료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치료 효과는 사실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본인은 약 20% 정도 덜 아프다고 하셨지만. 생체 조직이 아닌 인공 조직이 대체한 상태에서는 여타 치료법이 잘 듣지 않습니다.)
이처럼 시술이나 수술적인 방법은 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셔야 합니다.
위의 수술(들)을 받았고 그래도 계속 통증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 첫째, 절대 수술 적응증이 아니었거나 수술로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
- 둘째, 수술이 불완전하거나 부적당한 경우.
즉 첫째의 경우는 진단의 오류를 의미하구요, 둘째는 치료의 실패를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이를 3Ws(three Ws)라고 해서 ‘the wrong patient(잘못된 환자의 선택)’, ‘the wrong diagonosis(잘못된 진단)’, ‘the wrong surgery(잘못된 수술)’로 구분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척추수술 실패증후군의 원인을 증상에 따라 3가지 군으로 분류하면(Finnegan et al. Results of surgical intervention in the symptomatic multiple-operated bac patient. Analysis of 67 cases followed for 3~7years. J Bone Joint Surg. 61A:1077-1082, 1979), 첫번째는 수술 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더 악화되는 경우로 이는 부적절한 진단이나 불완전한 수술이 원인이 되고, 두번째는 수술 후 초기 증상 호전이 있었으나 점진적으로 신경근 증상(다리쪽으로 당기거나 저림 등 이상감각증상이 생김)이 나타는 경우로 이는 반흔형성과 함께 신경근 손상이 원인이고, 세번째는 수술 후 완전한 증상 호전 뒤 수개월 혹은 수년 후 신경근 증상이 재발되는 경우로 이는 재발된 추간판 탈출증(즉 허리 디스크) 혹은 협착의 발생에 기인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양방 의학계에서는 약물(마약성 진통제까지), 물리치료(TENS), 재수술(주로 인공디스크, Lumbar total disc replacement)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의 치료방법은 허리 협착증에 준해서 치료합니다.
고농도 정제봉독요법을 주 2~3회로 4~5개월 이상 치료하구요, 수술 후 유착이나 어혈(瘀血)을 풀고 해당 척추에 기혈을 보강하는 한약을 장기간 투여합니다. 봉독은 해당 부위, 즉 수술한 부위만 시술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부위를 포함한 꽤 광범위한 부위에 다소 고농도로 시술해야 합니다. 아울러 다리의 저림 등이 있다면 다리에 소량으로 봉독을 시술하거나 침, 부항, 전침, 추나요법 등도 치료합니다.
척추수술 실패증후군, 허리수술후 실패증후군은 치료의 선택폭이 그렇게 넓지 못합니다. 가장 희망을 걸었던 수술에서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으니까요. 이런 경우 고농도면역봉독 요법은 한 줄기 희망을 가져볼만 한 한방 치료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