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후신경통 -안면부의 통증

잠 못 이루는 따끔거림, 부산 대상포진후신경통

대상포진이 생기고 나서 남은 후유증인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통증은 얼마나 심한 것일까요?

최근 오신 80세 넘는 환자분은 연신 진료를 하면서도 눈을 찡그리십니다. 아마도 콕콕 찌르는 통증 때문에 눈을 찡그리시는 것이겠죠. 이 병으로 생기는 통증의 정도는 거의 암환자가 느끼는 수준의 통증이라고 하고, 혹자는 출산할 때 고통의 수준이라고 해요.

진통제들
(작가 : sfxeric 출처 : flickr)

 

서양의학(Textbook of PAIN, edited by Patrick D. Wall, Ronald Melzack)에서는 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치료에 성상신경절차단술이나 척추신경차단술을 쓰기도 하구요, 코데인이나 모르핀같은 매우 강한 진통제를 쓰기도 한답니다. 또한 항우울증약(TCA)이나 항전간제(간질약의 일종, gabapentin)를 써서 신경병증성 통증을 감소시키는 치료법도 쓰고 있어요.

 

그런데도 이 신경통의 정도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통증 기전이 신경병증성 통증과 통각과민 혹은 이질통(allodynia)의 양상을 갖고 있어서랍니다. 그래서 진통소염제 같은 침해수용성 통증을 진정시키는 약물들은 전혀 듣지를 않아요.

최근 안면에 생긴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분은 머리의 옆 부분을 침놓기 전에 알콜솜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아파하셨는데요, 이 현상이 바로 이질통 현상인거죠. 알콜솜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것은 정상적이라면 아무도 고통을 느끼지 않아야 하지요.

 

그렇다면 이 특이한 통증은 한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요?

치료의 전략을 세우고 가장 훌륭한 조합의 치료법을 결정하려면,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들의 병의 양상을 파악해야 합니다. 제가 진료한 여러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들의 몸상태, 발병과정, 신경통의 부위 등을 고찰해보면,

 

1. 대상포진의 발생 부위

대부분의 대상포진은 거의 우리 몸의 측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즉, 옆구리, 얼굴의 측면, 어깨에 대상포진이 생겼고 일부는 상지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았답니다. 이 대상포진의 위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경락의 위치적으로 소양경과 궐음경의 유주노선과 거의 일치한답니다.

아래 경락의 유주노선(경락의 기운이 흘러다니는 라인이라고 이해하세요~)을 보시면 실선은 피부로 기운이 흘러다님을 의미하고, 점선은 내부로 기운이 들어가서 장기와 연결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족궐음간경이라고 하면, 이 경락의 기운은 피부에서는 엄지 발가락에서 다리의 안쪽을 거쳐 생식기 부위를 돌아 몸통의 전측부까지 오는데, 그 과정에서 체내로 들어가 간에 도달한다는 것이죠. 간과 담(쓸개)는 표리 장부라 해서 간과 담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한번 살펴보시죠~

 


(수궐음심포경의 유주 노선입니다.)

 


(족궐음간경의 유주노선입니다. 간과 관련한 경락이 발에서 몸통의 앞-옆쪽으로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족소양담경 유주노선입니다. 꽤 긴 경락인데요, 얼굴 측면부, 몸통의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거쳐 다리로 기운이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지요. )

 


(수소양삼초경의 유주노선입니다. 팔의 외측에서 머리의 측면부로 경락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부위는 거의 이 네개의 경락 분포와 거의 일치해요.

정리하면~

  • 간 – 궐음경
  • 담 – 소양경
  • 심포 – 궐음경
  • 삼초 – 소양경

그런데, 심포와 삼초는 한의학에서 이름은 있으나 형체가 없는 장부(有名而無形之府)라 해서 전통적으로 심포는 간과 관련을 지우거나 삼초는 인체의 상중하 물길을 조절하는 개념으로 이해를 하는 경향이어서, 이 네 경락은 다시 양분하면 간과 담의 경락의 영역이라고 보아도 크게 무방합니다. 즉, 체내의 간과 담(쓸개)의 기능 고장이 대상포진과 관련이 있다고 저는 추측합니다.

 

2. 스트레스, 피로 등 발병 당시의 인자

대개의 환자들은 당시 몸이 극도로 피곤했거나, 돈이나 지인의 배신 등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거나, 큰 수술을 했거나 하는 병력이 있어요. 이런 상황들은 짧은 시간 몸의 체력과 원기, 면역성을 갑자기 급격하게 약화시켜버리는데요. 그 와중에 체내 잠복하고 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죠.

한의학에서는 현대에 말하는 스트레스나 피로를 간과 관련성을 두고 있어서, 간기울결, 간울기체, 간허 등으로 진단을 내리는데요,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한방 치료에 사용된 처방들을 보면 간의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소통시켜 주는 약이나 간의 기운을 크게 보강하는 한약을 처방한답니다.

최근의 한국에서 보고된 대상포진후 신경통에 관한 논문들에서 의과대학의 논문들만큼 혹은 더 많은 논문이 한의학계에서 보고되고 있는데요, 이는 기존의 서양의학에서 치료하는 방법에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파악됩니다. 그 논문에 투여된 한약들은 대개 간과 비위 등을 조정하는 한약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답니다. 이들 논문들은 네이버 포탈에서 검색 가능하고, 또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으므로 확인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대상포진 한의학 논문

 

3. 지병과 약물 복용 상태

보통 대상포진후 신경통 약물, 당뇨 약물, 혈압약, 고지혈증약, 심장 협심증 약물, 항응고제, 진통제 등 거의 만성 대사질환의 약물을 복용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 약물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내용(즉, 기전,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투약하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이들 일부 약물들은 면역봉독과 한약의 투여에 있어서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복용 시 위장 장애, 심혈관계의 장애, 수면장애 등을 갖고 계신 분들도 다수 있으셨답니다.

 

대상포진후신경통 환자의 처방전 - 개인정보 모자이크 처리

(위의 처방전 사진은 실제 환자분의 대상포진후 신경통 약물 처방전입니다. 환자분의 동의를 얻어 카피했구요, 내용 중 환자, 의사, 약사의 실명은 개인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하였습니다.)

이 분은 대상포진을 앓는 도중 중풍까지 발생하셔서 약물이 더 추가되었다고 하시는데요. 아래 4개의 약물(Lyrica는 75mg, 150mg 두 개가 있으니까 실제는 3개의 약물)이 대상포진후 신경통 약물로 처방하신 건데요. 우측 편에 연필로 기재하신 것은 약사가 환자분에게 복약지도 시 적어주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 약물들을 하나씩 보면…

1. Carmazepine TAB 200mg은 항경련제 혹은 항전간제라고 해서, 일차적으로 쓰는 효능은 간질 치료 약물입니다. 신경병증성 통증에 투여해보니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 오늘날 대상포진후 신경통에도 쓴다고 합니다. 다만 이 약물은 자살 충동이나 자살 행동을 시도한다는 보고가 있어 이 약물을 복용할 때는 환자의 모니터링(즉, 감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요.
비슷한 약물로 gabapentin도 많이 투약하는데, 역시 비슷한 효과를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한 환자분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환자분이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 약물 복용 중 자살충동과 행동은 실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보호자나 가족이 특별히 잘 보살피고 지켜봐 주셔야 합니다.

카마제핀씨알정 약리학

 

2. Naxen F TAB 500mg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인데요, 주로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진통 목적으로 투여하는 약물로서, 장기간 복용시 위장, 간이나 콩팥에 많은 무리를 줄 수 있는 약물이예요. 일반적으로는 대상포진후 신경통에 부가적 목적으로 병행투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낙센 에프정 나프록센 약리

 

3. Lyrica CAP 75mg, 150mg은 역시 Carmazepine과 마찬가지로 항경련제, 항전간제(즉 간질약)이긴 한데요, 그 보다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에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다만, 안면부 부종, 어지러움, 졸음, 시야흐림 등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가 요망됩니다.

리리카 캡슐, 프레가발린

 

오늘 저는 환자분의 처방 약물을 인터넷 약물 정보 사이트에서 하나하나 찾아서 그 효능과 부작용, 금기 사항 등에 대해 읽어드렸어요. 그랬더니 깜짝 놀라시더군요~ “왜? 대상포진후 신경통에 간질약을 썼을까? 또 왜 관절염 약을 썼을까?” 하고 말이죠.

이상의 약물들은 실제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후 신경통에 실제 투여하는 약물들이고, 전혀 처방에 하자는 없다고 알고 있어요. 또한 여기에 없는 약물 중에서도 처방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코데인(codeine)이나 모르핀(morphine)이죠. 코데인은 습관성이 크게 없지만, 모르핀은 습관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답니다.

문제는 대상포진후 신경통이 만성화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이상의 약물들을 장기 복용시 간, 콩팥, 위장, 기분, 자율신경계 등의 이상을 야기할 소지가 있으므로, 의사 약사의 설명을 잘 듣고 모르는 부분은 철저히 질문해서 몸에 어떠한 특이 반응이 나타나면 즉각 보고해야 한답니다.

아울러 위장, 간,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분들이 많고, 또한 기분, 자율신경계의 실조가 동반되어 불면, 감정의 변화 등이 있는 경우가 다수이므로 각 오장육부의 기능을 보강하고 대상포진후 신경통을 치료하는 한약의 투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의 현주소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살펴본 이 질병의 환자들은 어떻게 한의학적으로 치료를 할까요? 다음과 같은 치료를 소개합니다.

1. 한약 치료. 반드시 필요합니다!!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한 대상포진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기운과 면역력을 보강하지 않는한 어떻게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 다만,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분들은 극도로 예민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면서, 오장육부 특히 간, 콩팥, 위장의 기능이 많이 약합니다. 또한 앞서 대상포진의 발생 부위가 주로 경락적으로 간경과 담경의 부위에 위치하고 있어 한약 역시 간, 담의 기운을 보강하면서 뭉친 기운을 뚫어주는 약물 구성을 한답니다. 아울러 피부에 생긴 대상포진의 ‘잔재’ 염증을 치료합니다.

2. 아피톡신 면역봉독시술. 천연물 약물과 합성약물들 통틀어 면역의 보강과 염증의 치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자극요법으로 면역봉독시술은 우수한 효과를 가집니다. 다만 사람마다 알레르기성 반응 정도가 달라 알레르기 테스트를 한 후 시술을 계속해야 하구요, 대상포진후 신경통 환자분들은 면역계가 불안정하여 초기 1~5회 시술 동안 여타의 봉독 치료 환자분들보다 굉장히 가렵고, 몸살을 하시는 경우가 많으세요. 하지만 이는 체내 면역 불안정으로 인해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잘 참아내어야 하며, 3~5회 정도 지나고 나면 점차 안정화되어 봉독 시술 자체에 대한 불편함은 감소되는 경향이 있답니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을 앓고 난지 3~4개월 미만의 환자분들은 봉독 치료의 기간 역시 1~2개월 정도 이내로 비교적 짧지만, 1년 이상 신경통을 앓으신 분들은 상대적으로 긴 치료기간을 갖기 때문에 대략 4~5개월 가량 소요됩니다.

3. 기타 침, 뜸, 자락술 등 부가 요법.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하는 뜸 요법과 신경통이 있는 부위의 사혈방법 등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겠지만, 부수적으로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고 국소 작열감을 감소시켜주는 효과를 가집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은 일단 만성화되면, 굉장히 치료하기 어려운 통증입니다. 서양의학에서는 항전간제, 신경차단술, 진통제, 심지어는 마약성 진통제까지 쓰고도 통증 제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답니다. 한의학에서도 가장 강한 진통효과를 가진 방법을 총동원해야 하구요, 그 방법은 면역봉독요법 + 간담, 위장의 보강과 소염 효과를 가진 한약을 위주로 하는 치료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이질통(allodynia), 즉 환부를 가볍게 톡톡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게 되는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조기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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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몸처럼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황태현입니다.

저는 2008년부터 면역봉독(아피톡신), 심부봉독과 가열식 화침 그리고 한약이라는 한의학적 방법으로 척추, 관절, 자가면역질환, 신경통 및 연부조직 질환 등을 치료해 왔습니다.
치료가 자신있는 질환으로는 디스크 탈출증(경추, 흉추, 요추), 척추증, 관절염, 테니스 엘보, 대상포진후신경통, 삼차신경통, 후두신경통, 소아 편두통, 천장관절증후군, 산후풍, TFCC, 아킬레스건증, 궤양성 대장염, 역류성 식도염, 위염, 과민성장증후군, 이석증, 메니에르증후군 그리고 비만(다이어트) 등입니다.
이들 질환에 대한 위의 치료방법은 크게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생체의 자생력을 강화하여 조직을 빨리 회복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치료 경험과 과거 작성했던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를 바탕으로 지금 이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자주 방문해주시고, 조금이나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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