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 보면 인생에서 최소 1번 이상 통증이라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중 하나가 허리통증 즉 요통(하배부 통증, Low back pain)일 겁니다.
진화론적 관점을 지지한다면, 요통은 일반적으로 인간이 네 발로 보행하다가 두 발로 직립하게 되면서 머리부터 몸통까지의 하중을 척추들이 지탱하게 되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고통이 되겠습니다.
요통이 생기기 쉬운 해부학적 취약성
후종인대(뒤세로인대)와 전종인대(앞세로인대)의 폭의 차이?
(위의 사진들은 저의 “꿈꾸는 진료실”의 벽에 붙어 있는 사람 척추의 도해 사진들인데요, 위의 사진에서 붉은 색 박스를 확대해서 아래에 붙여 놓았습니다.
아래쪽 이미지에서 위쪽 푸른색 테두리는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인데, 테두리를 잘못 그렸습니다.)
두 번째 이미지에서 푸른색 박스를 주목해주세요.
척추뼈와 그 사이 추간판(디스크)이 끼여 있고, 위쪽 푸른색 테두리는 후종인대(뒤세로인대,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테두리를 잘못 칠했습니다. 착오 없으시길.)이고, 아래쪽 푸른색 테두리는 전종인대(앞세로인대, Anterior lingitudinal ligament)가 되겠습니다.
전종인대에 비해서 후종인대의 폭이 좁아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배운 해부학적 지식으로는 아마 후종인대의 폭(가로)이 전종인대에 비해 1/3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쨌든 척추의 앞쪽 인대의 폭이 넓고 뒤쪽 인대는 폭이 좁다는 점, 이는 인간이 네발로 기어다닐 때 척추의 하중이 아래쪽으로 걸리는 것을 좀 더 넓은 전종인대가 지탱해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진화에 따라 직립하게 되면 전종인대와 후종인대의 폭이 조정되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함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추간판(디스크)이 후방으로 돌출-탈출될 취약성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더한 문제는 오늘날 컴퓨터 작업, 운전, 사무직 처럼 주로 앉아서 근무하는 방식 등 생활 행태가 척추의 직선화를 가중시키고 추간판에 가해진 하중이 결국 후종인대를 밀치고 나가 척수와 척수 신경에 염증 또는 압박, 허혈을 일으켜 허리 디스크가 더욱 더 많아지게 됩니다.
요컨대 요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이 거의 대부분 후방 탈출이 되는 이유는 여기 바로 척추의 구조적인 상황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요통의 원인 분류
시리악스에 의하면, 요통은 크게 인대(ligamentous), 추간판(discogenic), 협착증성(stenotic)으로 발생한다고 분류하고 있습니다. 자넷 트라벨의 MPS 이론에 의하면, 통증유발점(Trigger point)에 기원한 Referred pain 역시 허리 부위에서 발현할 수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통증들이 척추 분절성 장애라는 입장이라 근육성 요통에 대한 설명은 이번 포스트에서 생략하고자 합니다. (별도로 기회가 된다면 추후에 다루어보도록 할께요)
인대성 요통은 주로 척추 극돌기와 관련된 극간인대(Interspinous ligament), 극상인대(Supraspinous ligament)의 장애인데 일반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단박에 들다가 ‘뜨끔’한 통증이 생기면서 허리를 굽히거나 젖힐 때 힘든 경우에 해당합니다.
다음 추간판성 요통은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 탈출증에 해당한다고 이해하시면 되겠고, 협착증성 요통은 척추강내의 황색인대의 비후, 후관절(Facet joint syndrome)의 비대 또는 관절염 등으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추강 내압이 상승하는 질환이 되겠습니다.
시리악스는 척추 뿐 아니라 모든 관절의 검사에 있어서 관절 가동 끝느낌(End feel)을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만약 어떤 환자가 척추 또는 관절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했는데, 능동적 운동범위가 감소하지 않고 수동적 관절 운동 시의 끝느낌이 소프트하다면 비록 통증이 극심해도 척추 관절의 장애는 대체로 배제하는 방향으로 진단합니다.
입원이 필요한 요통
많은 요통 환자들이 내원하시는데요, 기본적으로 저는 이 환자들에게 능동적인 요추 굴곡/신전 검사를 시켜보고 또한 SLR, Patrick test 등을 시행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척추 협착증성, 디스크, 인대성 인자의 요통과 단순 근육성 요통(허리 주변의 근육들, 예컨대 요방형근 같은)을 구분하고, 디스크성이나 협착증성 요통은 예의주시합니다.
만약 누워잘 때 통증이 발생한다든지, 아침에 머리 감을 때 허리를 숙이기 힘들어 매번 샤워를 한다는 분, 보행시 다리가 저리고 땡겨 쉬었다 간다든지 하는 일상 생활에서조차 현저한 문제를 야기한다면, 저는 입원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티칭합니다.
또는 다수의 환자들은 자신의 허리 상태에 대해 정밀 검사, 즉 MRI 촬영을 통해 잘 알고 있는데요, MRI에서 다발성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또는 협착증이나 퇴행성 척추증 소견이 있는 분들 중 증상이 위와 같다면 역시 입원해서 안정/집중 치료하는 것이 어떨지 권고합니다.
일반적으로 급성 또는 전격성 요통의 경우에는 최소 3~5일 정도만이라도 입원해서 안정을 취하면서 치료하면 치료의 목적 그리고 최소한 염증의 악화를 막을 수 있어 많은 어드밴티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허리의 근육이나 요추 내지 디스크의 문제가 아닌 천장관절증후군의 경우, 역시 위의 상기 증상이 나타날 때 입원 필요성이 있음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