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계절에 따른 통증이 어느 정도 패턴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주로 겨울에는 디스크, 오십견, 류마티스, 테니스엘보우,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더 많구요, 봄 가을에는 인대나 힘줄 질환 환자분들이 더 많아집니다. 날씨가 좋으니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그래서 운동이 격렬해지다보니까 인대나 힘줄이 다치는 사고가 많아지는 것이죠.
인대나 힘줄은 인장강성이 커서 쉽게 잘 늘어나지 않는다!?
인대나 힘줄은 조직학적으로 치밀결합조직(Dense connective tissue)라고 하고 그 교원섬유(collagen fiber)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어 규칙형 치밀결합조직이라고 규정합니다. 이 조직들의 특징은 특정 방향에 대해 매우 큰 인장강성을 가집니다. 이 말은 늘어나는(즉, 인장) 힘에 저항하는 성질(=강성)이란 뜻인데, 쉽게 말해 잘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인대는 뼈와 뼈을 이어주고 지지해주어 결과적으로 관절을 보호, 보강하는 역할을 하구요, 힘줄은 근육이 뼈에 닿는 부분으로 역시 근육과 관절을 보호, 강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외력이 가해졌을 때, 즉 준비운동없이 확 뛰다가, 혹은 움푹 파인 곳에 발을 크게 헛디디거나, 힘센 누군가가 관절을 홱~ 꺽어버리면 이런 강한 조직들도 손상을 입게 됩니다.
그 손상은 주로 염좌, 파열로 구분하고 파열은 부분 파열과 완전 파열로 또 다시 나눕니다.
완전 파열이 생기면 치료법은 두 말 없이 ‘접합수술’이겠지요. 방법이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3~5일 이내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술할 수 없는 그 ‘가볍다(?)’는 손상 상태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여기서 제가 ‘가볍다’라는 말에 ?를 했는데, 그 이유는 병리적인 상태는 완전 파열에 비해 가벼울지 몰라도 통증은 완전파열보다 그 아래 단계들이 훨씬 더 심합니다. 그래서 아킬레스건염의 경우 절뚝거리며 내원했는데, 환자가 “전혀 아프지는 않아요~”라고 말한다면 오히려 완전파열일 가능성이 높구요, 고래고래 아프다며 소리치는 상황이 상대적으로는 덜 중증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예 완전파열이면 정밀한 수술이 발달한 현재 오히려 환자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일 수 있어요. 문제는 부분파열이나 염좌의 상태인데, 이 경우에는 일반적인 진통소염제에 효과가 잘 듣지 않는 경우들이 많지요. 그래서 발목 인대 염좌가 몇 년 씩 가는 경우가 있구요, 무릎 주위의 거위족 힘줄 등이 늘어나 장기간 회복되지 않으면 빠른 속도로 관절염화 되는 경우도 꽤 있답니다.
부분 파열이나 염좌는 조기에 치료해야!
따라서 인대나 힘줄의 병은 초기에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초기에 쓸 수 있는 가장 우수한 치료방법은 가열식 화침입니다. 단언코 장담할 수 있어요. 다만 3개월 이상된 인대나 힘줄의 병은 화침만으로는 힘듭니다. 만성화된 경우 대개 신경의 문제, 주로 신경에 염증 상태(혹은 신경병증성 통증)로 진행되어 척추신경의 치료 역시 병행해야 합니다. 치료 방법은 고농도 아피톡신 봉독요법입니다. 시술부위는 요추5번과 천추1번 주위 그리고 아킬레스 힘줄 주위에 2일 단위로 시술하게 됩니다.
깁스와 진통제만으로 참아서는…
깁스(splint)는 다친 인대의 추가적인 무리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고정하는 것이며, 깁스 자체의 압박으로 인해 부종이 더 증가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늘어난 인대/힘줄의 회복(복구)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 할 뿐더러 장기간 착용시 주변의 근육 등이 약화될 우려가 있지요. 주의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