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치료를 하다 보면, 분명 아픈 부위는 팔다리 관절 부위인데 해당 부위만을 치료하니 지지부진하다가 척추분절을 치료할 때 반응이 확~ 좋아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 경우, 즉 무릎이나 팔꿈치 또는 손발목 관절의 통증이 척추분절의 기능장애로 인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PMID 또는 SVS (by Dr. Robert Maigne)
Dr. Robert Maigne는 이런 장애를 Painful minor intervertebral dysfunction(PMID) 또는 Segmental vertebral syndrome(SVS)라고 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하나 이상의 척추 분절에 통증성 기능 장애가 발생한 상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 장애 또는 질환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데,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 첫 번째는 관절 내부 장애로 연골이나 반월판 또는 관절 활액낭의 장애가 있습니다. 염증이 주된 원인이고 부수적으로 기계적 장애가 개입되기도 합니다.
- 두 번째는 관절 외부 장애로 관절을 둘러싼 인대나 힘줄 또는 섬유성 관절낭의 장애입니다. 거의 대부분 기계적 손상이 원인입니다.
- 세 번째는 해당 통처가 관절 부위이지만 관절 자체나 주위 연부조직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척추 분절의 장애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를 계통적 장애라고 편의상 부릅니다.
팔다리 관절의 계통적 장애의 치료
최근 63세의 한 남성 환자의 무릎을 치료한 적이 있는데, 주된 증상은 무릎 관절통이었습니다. 무릎 관절의 움직임에서 통증과 불편함이 생기고 또한 오금 부위가 당기고 뻣뻣함을 호소했습니다.
무릎을 진찰해보니 특별한 압통 소견이 없었고 부종이나 관절 변형도 수반되지 않았습니다. 양방 외과 진료과에 X-ray를 의뢰해서 확인해 본 결과 무릎 관절의 상태는 나이에 비해 깨끗하게 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특이하다 싶어 요추 X-ray도 촬영하게 되었는데, 요추 4-5번 사이 그리고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의 디스크 간격이 많이 좁아져 있는 등 퇴행성 소견이 발견되었습니다(L4-5, L5-S1 disc space narrowing. Degenerative changes.).
놀라운 것은 이 환자의 경우 허리 통증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이 환자분께 무릎 통증의 원인이 무릎 내부 또는 외부 연부 조직의 이상이 아닌, 허리 척추의 퇴행성 장애가 무릎에 통증과 기능이상을 만들어 내는 상태라고 설명드리고, 비록 허리는 전혀 안 아프시더라도 허리의 신경 치료(즉, 척추분절치료)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약 1주일 정도 입원하셔서 염증한약 7일분과 요천추 부위에 심부봉독을 시술했습니다. 오히려 무릎 주위에는 침과 전침 치료를 가볍게 병행했습니다.
인체는 네트워크!
(물론 무릎과 주위 연부조직에도 심부봉독이나 저농도 봉약침, 또는 약침을 시술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경락, 신경, 혈관 등이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거대한 네트워크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중 신경계는 말초 부위의 장애를 척추를 경유해 우리의 대뇌에 통증 신호를 전달합니다.
그런데, 간혹 척추의 어딘가에서 고장이 생겨서, 예컨대 추간판 탈출즐이나 척추증, 또는 협착증 또는 척추측만 등이 희안하게도 해당 척추부위의 통증을 발생하지 않고 척추와 거리가 멀리 있는 팔다리의 관절부위에서 통증을 자리잡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에서 Dr. Robert Maigne가 언급한 바 SVS는 주로 만성에서 흔히 보인다고 했는데, 이들 환자들은 아마도 과거에 허리나 목의 통증으로 고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단계에서 병의원을 찾는 경우 진단은 해당 부위를 포함해 척추 분절의 진단까지 광범위하게 확인해야 하고 척추분절의 장애가 확인될 때는 비록 척추 부위의 통증이 없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